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르는 것일까?
평정심을 잃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것일까?
아니면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되기 때문일까?
상대방이 바로 앞에 있는데 굳이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큰소리로 말해야만 더 잘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말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르는 것일까?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방은 더 화가 나고, 그럴수록 둘의 가슴은 더 멀어진다.
그래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의 가슴은 아주 멀어져서
마침내는 서로에게 죽은 가슴이 된다.
죽은 가슴에겐 아무리 소리쳐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큰소리로 말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입을 닫아 버린다.
소리 친 다음의 침묵은 가슴이 죽어 버렸음을 알려 주는 신호이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랑을 하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큰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서 아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 영혼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없이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화를 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