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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라고요?

 좋으신 주님, 저는 안락한 주방에서 늙어 가는 제 자신에게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차 한 잔을 만들고 있어요.   네, 맞아요. 늙어 간다고 말했지요. 아직 완전히 늙은 건 아니지만요.

저는 좋은 포도주나 숙성한 치즈처럼 시간이 갈수록 성숙해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아직도 이따금씩 십 대처럼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거나 갱년기를 겪는 여성처럼 침울하게 행동하지요.                                                                                               

오늘도 그래요. 그냥 약간 심통이 납니다. 늙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오늘 오전, 저는 주차장에서 차를 약간 비뚤게 대는 바람에 차를 뒤로 좀 뺐다가 다시 대야 했어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주차를 기다리던 젊은 여성은 짜증이 났던 모양이에요.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소리치더라고요. 

  "정신 좀 차리세요!"

주님, 저는 정신을 차리고 살았어요. 수많은 날이 오고 갔지요. 깨달음과 어리석음, 기쁨과 슬픔, 그리고 영광으로 가득한 날이었어요. 제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요.

그 하루하루를, 그 모든 날을 당신께 감사드려요.                

저는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대부분 해낼 수 있어요. 예전만큼 빨리하거나 그만큼 잘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그럼 또 어떤가요? 예전에는 잘 해냈고, 제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걸요.

그런데 지금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며, 이따금씩 '도전'을 받기도 해요.

이제는 의기소침해지지 않도록 익숙한 일과를 새롭게 해내는 방법을 찾을 때예요.

지름길을 택하고, 기대치를 낮추며, 힘든 일이나 성가신 일은 사람을 고용해서 해결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일의 규모를 줄이고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정리하면 예전에는 전혀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해 볼 시간이 생길것 같았어요. 그래서 예전에 만든 '소원 목록'을 찾아보았지요.

지금은 스카이다이빙을 하거나 재채기 치료법을 찾아 낼때는 아닌 듯해서요.                                                             

 주님, 소원 목록을 보다 보니, 어쩌면 당신이 제게 '늙어가는 것을 조금만 불평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적응하는 게 어떠니?'하고 말씀하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찾아낸'시간을 하루하루를 더 감사하는 데에 쓰도록 말이지요.

최근에 '정말 열심히 해내고 싶은 일이나 소속되고 싶은 모임을 찾아내는 것'이 하루를 생기있고 활발하게 지내는 비결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것을 '새로운' 소원 목록에 넣기로 했지요.

물론 이목록의 처음 몇줄은 '항상 기도하기', '행복한 기억 만들기', '어리석은 행동을 했더라도 웃어넘기기',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배움의 기회로 삼으려고 더 많이 노력하기'예요.                                                                      

그러면 늙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마다 평화가 더 많아지고 걱정은 더 적어지겠지요.

 주님,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신없이 살도록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런데 이제 그만 가 봐야겠어요. 끓여 뒀던 차가 식어 가고 있거든요.

 

출처 '주님 나이드는 것도 좋군요'-베르나데 트 백카버 스나이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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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julietta

등록일2017-10-26

조회수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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